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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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2-11-12 06:45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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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빛깔은 이미 지워져 버려서, 아무리 가도 평범한 들과 산의 모습이 한결 평범하게 보일 뿐, 아무것도 특별히 주의를 끌 만한 것이 없기 때문에, 도리어 뭔가 멍한 것 같은 커다란 감정이…(drop)
거울 속에 비치는 남자의 안색은 그저 처녀의 가슴 언저리를 바라볼 수 있는 것만으로 족하다는 듯이 차분해 보였다. 등장 인물과 배경과는 아무런 연관성이 없었다. 약한 체력은 약한 대로 어떤 ... , 설국기타레포트 ,
다. 이런 동작이 참으로 자연스러웠다. 더구나 인물은 투명한 덧없음으로, 풍경은 저녁 어둠의 몽롱한 흐름으로, 그 두 가지가 묘하게 융합되어 이 세상이 아닌 상징의 세계를 그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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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속에 비치는 남자의 안색은 그저 처녀의 가슴 언저리를 바라볼 수 있는 것만으로 족하다는 듯이 차분해 보였다. 약한 체력은 약한 대로 어떤 감미로운 조화 같은 것을 이루고 있었다. 그래서 시마무라는 슬픈 것을 보고 있는 듯한 괴로움은 없고, 꿈 속에서 펼쳐지고 있는 장면을 바라보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목도리를 베개로 깔고는 그 한쪽 자락을 코 밑까지 끌어올려 입을 꼭 덮고, 그리고 또 위로 드러난 뺨마저 싸고 있어 일종의 복면을 한 것 같은 모습인데, 느슨해졌다가는 코에 덮여지곤 한다. 남자가 눈을 끔벅거릴까 말까 하는 동안에 처녀는 상냥한 손놀림으로 그것을 바로잡아 주고 있었다. 약한 체력은 약한 대로 어떤 ...
거울 속에 비치는 남자의 안색은 그저 처녀의 가슴 언저리를 바라볼 수 있는 것만으로 족하다는 듯이 차분해 보였다. 묘한 거울 속의 일이었기 때문이기도 했으리라.
거울 밑바닥에는 저녁 풍경이 흐르고 있어서, 말하자면 비치는 것과 비춰 주는 거울이 영화의 이중 영상처럼 움직이는 것이었다. 보고 있는 시마무라가 신경이 쓰일 정도로 몇 번이나 똑같은 짓을 두 사람은 무심히 되풀이하고 있다아 또, 남자의 발을 덮은 외투 자락이 이따금 벌어져서 아래로 처진다.
먼 산 위의 하늘에 아직 저녁놀의 여운이 어렴풋이 남아 있어서,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풍경은 먼 곳까지 물건의 형체가 사라지지 않고 있었다. 특히 처녀의 얼굴 한가운데에 들이나 산에 켜진 등불이 비쳤을 때는, 시마무라는 뭐라고 형언할 수 없는 아름다움에 가슴이 떨렸을 정도였다. 이렇게 해서 거리라는 것을 잊으면서, 두 사람은 끝없이 먼 길을 가는 사람들의 모습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그것도 처녀는 곧 알아차리고 고쳐 주고 있었다.